어느새 찬바람이 부는 계절이 왔다. 환절기에는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신체 저항력이 쉽게 떨어질 수 있어 면역력이 약한 아이나 노인, 만성질환 환자들은 더욱 조심해야 하는 시기이다. 이번 호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함께 건강한 환절기를 보내기 위해 필요한 독감 예방접종부터 대상포진 예방접종까지 다양한 성인 예방접종에 대해 알아보자. (자료제공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성인 예방접종, 왜 필요할까요?
예방접종은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매우 효과적인 공중보건 수단으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국가 예방접종 사업을 진행해 감염병 발생 빈도를 현저히 줄여왔다. 하지만 성인 예방접종은 영유아 예방접종과 비교하면 적극적이지 못한 편이다. 먼저 성인 예방접종의 필요성에 대해 알아보자.
1. 질병의 예방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면서 자궁경부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게 되었으며 대상포진 백신 또한 개발돼 고령자 발생률이 높은 대상포진도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예방접종은 성인기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예방접종 백신 역시 계속 늘고 있다.
2. 예방접종으로 획득한 면역력의 감소
자연 감염으로 획득한 면역은 평생 지속되는 반면에 예방접종으로 획득한 면역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한다. 따라서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등의 질병은 정기적인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
3. 만성질환자와 면역저하자의 증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만성질환자와 면역저하자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만성질환자와 면역저하자의 경우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아 병원 입원이나 사망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4. 변화하는 감염병
A형 간염은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 혹은 음식물을 섭취할 때 전염되는 감염병으로 보통 위생 관리가 되지 않는 저개발 국가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위생적인 환경에서도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성인이 A형 간염에 걸리면 증상이 심하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꼭 받는 것이 좋다.
5. 해외여행의 증가
최근 해외여행이나 국제 교류가 잦아지면서 해외 풍토병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여행자는 물론 해외 교류가 잦은 의료인, 군인, 연구자 등 감염병 노출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은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것이 감염병을 예방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성인이 알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예방접종은 무엇?
성인에게 필요한 예방접종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건강한 성인에게 권장되는 대표 예방접종에 대해 알아보자.
1.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가을만 되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인플루엔자이다. 인플루엔자는 흔히 말하는 독감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발병하며 코나 목, 폐에 침범해 고열, 두통, 근육통 등을 유발한다.
인플루엔자는 흔히 독감이라고 불리기 때문에 감기와 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감기와는 엄연히 다른 병이다. 감기는 아데노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등 100여 가지의 바이러스가 원인이고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으로 감기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독감은 예방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신체 건강한 사람이 예방접종을 할 경우 예방효과가 70~90%, 65세 이상은 30~40%에 이르며 예방접종을 하면 인플루엔자에 걸려도 접종하지 않은 경우보다 증상이 훨씬 가볍다. 특히 65세 이상의 고령자의 경우 합병증에 의한 사망률이 현저히 줄어든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매년 1회 접종을 권장하며 백신 접종 후 항체가 생성될 때까지 약 2주간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최소 2주 전에 접종하는 것이 좋다. 백신은 매년 WHO에서 유행할 것으로 예측하는 유행 바이러스가 주로 제조되고 있다. 따라서 매년 새로 나온 백신을 접종해야 하며, 의사와 상담 후에 적절한 백신을 접종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2. 폐렴구균 예방접종
폐렴구균은 폐렴, 뇌수막염, 중이염 등을 일으키는 원인균이다. 65세 이상의 고령자의 경우 폐렴구균에 감염될 위험이 높으므로 65세 이상 또는 암, 만성질환자, 알코올 중독자의 경우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폐렴은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에 의해 발생하는데 기침, 가래, 열과 같은 일반적인 감기 증상 외에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과 두통, 근육통 등의 전신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폐렴이 발생하면 폐렴이 있는 부위의 폐포에서 가스교환이 불가능하게 되어 저산소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폐의 염증이 전신에 퍼질 경우에는 패혈증이 생길 수도 있다.
폐렴을 일으킬 수 있는 미생물은 매우 다양하지만, 세균이 가장 흔한 원인균이다. 세균 중에서도 ‘폐렴구균’이 세균성폐렴에서 가장 빈도가 높은 원인균으로 꼽히며 폐렴구균에 의한 감염은 영아 및 어린 소아와 65세 이상의 고령자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다당 백신과 단백결합 백신으로 나뉘는데 단백결합 백신이 다당 백신보다 항체를 더 많이 형성하고 항체 역가가 오래 지속되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비싸다
는 단점이 있다.
2세 이하 소아는 단백결합백신을 맞아야 하며 건강한 성인은 다당 백신, 단백결합 백신 중 본인에게 맞는 백신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항체 형성 능력이 떨어지는 65세 이상 만성질환자에게는 단백결합 백신을 먼저 접종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다당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폐쇄성 폐 질환(COPD), 기관지 천식 등 폐 질환이 있는 환자도 반드시 접종하는 것이 좋다.
3. 대상포진 예방접종
대상포진은 사람 몸의 등뼈 부근에 있는 신경절에 잠복 상태로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병을 말한다. 주로 면역력이 떨어진 50대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며 최근에는 과로, 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젊은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상포진은 수두를 유발하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때문에 수두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첫 번째 감염 이후 우리 몸의 신경세포 어딘가에 남아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다시 활동을 시작하여 대상포진을 유발한다. 대표적인 대상포진 증상은 피부 한쪽에 심한 통증과 물집이 나타나는 것으로 주로 배나 가슴 부위에 증상이 나타나며 얼굴, 목 부위에 나타나기도 한다.
대상포진에 취약한 경우라면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을 막을 수 있는데 1회 접종으로 60~70%의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신경통 발생 가능성 역시 60% 정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예방접종을 한 사람이라면 대상포진을 앓더라도 더 가볍게 앓고 지나갈 수 있다.
4. 기타 성인 예방접종
-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파상풍은 상처 부위에서 자란 파상풍균이 만들어내는 신경 독소로 인해 몸이 쑤시고 아프며 근육 수축이 일어나는 감염성 질환을 말한다. 디프테리아는 외독소에 의한 급성 감염질환이며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백일해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이 질환들은 모든 성인이 10년마다 접종하는 것이 권장된다.
- A형 간염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A형 간염은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와 접촉했을 때 감염되며, 수혈을 통한 감염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A형 간염에 걸린 적 없는 성인, 만성 간 질환 환자, A형 간염 호발 지역 여행자, 의료인, 단체 생활자라면 예방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예방 접종은 총 2회로 첫 접종 후 6~12개월 후 2차 접종을 하면 된다.
이 밖에도 B형 간염, 장티푸스, 인유두종바이러스(자궁경부암/남성항문암), 풍진, 수막염구균 등과 같은 질환의 백신 접종을 받을 수있다.
예방접종, 어디서 받나요?
국가 예방접종 지정 의료기관, 예방 접종 일정 등은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 도우미 홈페이지에서 검색할 수 있다. 각종 예방접종별 정보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예방접종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방문해 보자.
-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 도우미 ▶ https://nip.cdc.go.kr/irgd/index.html
건강한 삶은 각종 질환에 대한 예방 접종의 중요성을 잊지 않는 데서 시작한다!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우므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소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야 하며 정기적인 운동과 휴식, 균형 잡힌 식사 등으로 신체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예방접종을 미리미리 챙기는 것이 건강을 위한 현명한 방법임을 꼭 기억하자.
참조)
- 삼성서울병원 건강칼럼
- 국민건강정보포털 의학정보
- 심평원 건강을 가꾸는 사람들 2017.09/10 (환절기 건강관리, 예방접종으로 준비)
- 세브란스병원 건강칼럼(인플루엔자 예방)
- 국가건강정보포털 건강칼럼(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을 맞으면 감기도 예방되나요?)
- 중앙대학교병원 건강칼럼(폐렴 예방접종을 맞으면 폐렴에 평생 안 걸리나요?)
- 삼성서울병원 건강칼럼(폐렴구균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 약학용어사전(폐렴구균백신)
